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 도전과 삶의 산을 만나다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 도전과 삶의 산을 만나다
산을 사랑하는 이든 그렇지 않은 이든, 우리 모두는 인생이라는 산을 평생 등반합니다. 등산과 다른 점은 정상에 오르고 내려오는 단순한 과정이 아니라, 그 과정을 반복하며 살아간다는 사실입니다. 2026년,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 속에서 확실한 이정표는 없지만, 도전하는 인간과 산의 과정을 만나고 싶다면 울산 울주에서 열리는 세계산악영화제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보통 산을 오를 때 정상에 집중하지만, 올해 제11회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정상보다 산을 오르는 한 사람의 여정을 조명합니다. 어디쯤 왔는지, 얼마나 더 가야 하는지 알 수 없는 그 과정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9월, 영남알프스의 울주에서 펼쳐지는 이번 영화제는 바로 그 지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울주 지역은 가지산(1,241m), 신불산(1,159m), 간월산(1,069m), 영축산(1,081m), 고헌산(1,034m), 문복산(1,015m) 등 영남알프스의 대표 산들이 자리해 있습니다. 특히 가지산은 영남알프스 최고봉으로 울주와 경남 밀양, 경북 청도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해 있습니다. 신불산과 간월산 사이 신불평원의 억새밭은 가을철 명소로 유명합니다.
올해 영화제 공식 포스터에는 정상에 오른 인물이 아닌 산맥 한가운데를 걷는 한 사람이 등장합니다. 이는 도전이란 결과가 아닌 과정이며, 어디쯤 왔는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도 계속 걸어가는 것임을 상징합니다. 공식 설명에 따르면 올해 키워드인 'Challenge'는 결과보다 과정, 선택과 경험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올해의 산으로는 슬로베니아의 율리안 알프스가 선정되어, 슬로베니아의 산악영화와 산악문화를 소개합니다. 개막작은 프랑스 알피니스트 뱅자맹 베드린의 도전과 내면을 담은 작품으로, 2022년 브로드피크 무산소 등정과 패러글라이더 하강, K2 도전과 구조, 그리고 재도전을 그립니다. 이 작품은 실패와 트라우마를 딛고 다시 도전하는 인간의 모습을 깊이 있게 보여줍니다.
영화제는 단순한 영화 상영을 넘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자연에서 이야기하다'는 게스트와 토크, '자연에서 펼치다'는 전시, '자연에서 채우다'는 체험과 산악스포츠, '자연에서 노래하다'는 음악과 공연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슬로베니아 출신 피아니스트 보우레인의 재즈와 앰비언트 일렉트로닉 음악 공연으로 개막식이 시작되며, 송소희, 카더가든, 이찬원 등도 참여하는 공연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체험 프로그램은 청소년 볼더링, 밤빛 러닝, 요가, 싱잉볼 치유명상, 슬랙라인, 숲여행, 밀랍 체험, 영화 감정을 향기와 꽃으로 표현하는 프로그램, 슬로베니아 쿠키 체험 등 다양합니다. 대부분 유료 클래스는 3,000원으로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2026 울산울주세계산악문화상 수상자는 캐나다 산악 작가이자 연구자인 버나데트 맥도날드로, 40여 년간 산악인의 삶을 기록하고 밴프산악영화제를 세계적 행사로 성장시키는 데 기여했으며 국제산악영화협회 설립에도 참여한 인물입니다.
AI 시대의 글쓰기를 주제로 한 강연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9월 19일 오전 10시 알프스 시네마 2관에서 열리는 "첫 문장의 용기: 산악전기작가가 말하는 AI시대 글쓰기의 시작과 완성"은 산악영화제에서 AI와 글쓰기를 접목한 특별한 프로그램입니다.
영화제 관람을 원한다면 움프 패스를 추천합니다. 일반 영화나 페스티벌 프로그램 티켓은 3,000원이며, 움프 패스는 하루 최대 5개 프로그램을 예약할 수 있고 가격은 15,000원입니다. 야외 비박 상영과 차량 차박 상영은 각각 10,000원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교통은 KTX 울산역에서 행사장까지 차량으로 약 15분 거리이며, 9월 18일부터 22일까지 울산역과 구 언양시외버스터미널, 작천정 등을 연결하는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됩니다.
산은 단순히 정상에 오르기 위한 존재가 아닙니다. 때로는 길을 잃고, 예상보다 오래 걸리며, 다른 길을 선택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계획대로 오르는 순간보다 예상치 못한 길을 만나는 순간이 많고, 그때마다 선택하며 다시 걸어갑니다. 올해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보여주는 산은 바로 그런 산입니다.
영화를 통해 우리는 도전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지만, 어느 순간 스크린 속 산이 아닌 자신의 지나온 길과 앞으로 걸어갈 길을 생각하게 됩니다. 정상에 오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바라보고 다시 한 걸음을 내딛는 일입니다. 산을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우리는 이미 각자의 인생이라는 산을 오르고 있습니다. 올해 가을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에서 다른 이들의 도전을 바라보며 자신의 다음 걸음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