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원강서원,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속 엄흥도 충절 기리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와 엄흥도 이야기
최근 유해진, 박지훈 주연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큰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영화가 전하는 단종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데, 특히 단종의 장례를 치른 엄흥도의 충절은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울산 원강서원과 엄흥도 묘정비
엄흥도의 충절을 기리는 비석이 울산에 위치해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공조참판 엄공 원강서원비는 단종을 위해 끝까지 의리를 지킨 엄흥도의 행적을 기록한 묘정비로,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동면 대밭길 37에 자리한 원강서원에 세워져 있습니다.
이 비석은 순조 20년 10월에 세워졌으며, 엄흥도는 영화에서 촌장으로 등장하지만 실제로는 호장, 즉 오늘날의 공무원에 해당하는 벼슬을 지냈습니다. 세조 시절 단종의 시신을 몰래 거두어 장례를 치른 그의 행위는 당시의 엄혹한 시대 상황을 고려할 때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엄흥도의 충절과 후손들의 기념
엄흥도의 충절은 공식적으로도 인정받아 영조 34년에 공조참판 벼슬을 받았고, 정조 24년에는 울산 온산읍 대정리에 후손들이 원강사를 세웠습니다. 이후 순조 17년에 원강서원으로 승격되며 지역의 중요한 역사적 공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원강서원의 중심 기록물인 이 비석은 홍문관 제학 조진관이 비문을 짓고, 동부승지 이익회가 본문을 작성했으며, 명필 이조판서 이조원이 제목 글씨를 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당대 최고의 문장가와 서예가가 참여해 미술사적 가치도 높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현재 원강서원의 모습과 방문 안내
엄흥도는 순조 33년에 다시 공조판서 벼슬을 받았으며, 시호는 '충의'로 내려졌습니다. 1994년 원강서원이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로 이전되면서 묘정비도 함께 옮겨졌습니다. 현재 원강서원은 문이 닫혀 있지만 외부에서 비석과 사원의 모습을 충분히 관찰할 수 있습니다.
입구에는 매화꽃이 피어 있어 영화 속 궁녀 매화를 떠올리게 하며, 방문객들은 영화의 감동을 울산에서 이어갈 수 있습니다. 멀리 영월까지 가지 않아도 울산에서 단종과 엄흥도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은 큰 의미를 지닙니다.
원강서원 위치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동면 대밭길 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