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시장, 문 앞까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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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시장, 문 앞까지 온다

전통시장 새벽 배송의 시작

대형 온라인 유통업체가 주도해 온 새벽 배송이 울산 전통시장에도 도입됐다. 울산광역시 중구 학성동에 자리한 학성새벽시장이 전국 전통시장 가운데 처음으로 새벽 배송을 시작했다.

학성새벽시장 새벽 배송은 최소 주문 금액과 배송비가 없다. 애호박 한 개나 고추 한 봉지처럼 적은 양을 주문해도 다음 날 오전 7시 전까지 문 앞으로 배송한다. 다만 현재는 시범운영 단계로, 배송 가능 지역이 번영로 센트리지로 제한돼 있다.

시장 안에는 소매점인 학성신선마트도 새로 문을 열었다. 도매 거래가 중심이었던 시장에서 채소 한 봉지와 과일 몇 알처럼 가정에서 소비하기 적당한 양을 살 수 있도록 소포장 판매를 도입한 것이다. 새벽 배송과 소매점 운영을 함께 추진하면서 기존 도매시장의 유통 기반을 주민 생활권 장보기와 연결하고 있다.

학성신선마트 이용 정보

위치울산광역시 중구 새벽시장3길 20, 학성새벽시장 내 C-11 점포
찾아가는 길북문으로 들어간 뒤 약 200m 안쪽
영업시간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3시부터 오전 10시까지
휴무일매주 일요일
결제수단카드, 울산페이, 온누리상품권
주차학성새벽시장 공영주차장 이용, 30분 기준 500원 안팎

학성신선마트는 시장 운영 시간에 맞춰 오전 3시에 문을 열고 오전 10시에 영업을 마친다. 일반적인 동네 마트보다 영업 종료 시간이 빠르므로 직접 방문할 때는 운영 시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도매시장에서 생활권 시장으로

학성새벽시장은 농수산물과 식자재를 공급해 온 도매시장이다. 식당과 점포 운영자들이 영업을 시작하기 전에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는 곳으로, 오전 2시 무렵부터 오전 10시까지 거래가 집중된다. 특히 오전 6시 전후에 시장이 가장 붐빈다.

새벽 시간에는 상품을 실은 차량과 물건을 고르는 상인들이 시장 통로를 오간다. 반면 낮에는 영업을 마친 점포의 셔터가 대부분 내려가 있어 시장 운영을 모르는 방문객에게는 문을 닫은 시장처럼 보일 수 있다. 학성새벽시장을 제대로 둘러보려면 이른 아침에 방문하는 편이 적절하다.

학성새벽시장은 중소벤처기업부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에 선정된 뒤 도매 거래를 유지하면서도 동네 주민을 위한 소매 판매로 영역을 넓혔다. 사업 기간은 2년이며,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가 도매시장의 상품 조달 능력을 활용한 새벽 배송 체계 구축이다.

공공과 민간이 함께 만든 배송 기반

2026년 5월 28일 울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과 울산 중구청, 한국석유공사, 하나은행, 학성새벽시장 상인회는 새벽 배송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국석유공사와 하나은행은 신선식품 배송에 필요한 냉장 탑차를 기증했다. 울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과 울산 중구청은 주문 플랫폼 개발과 인건비, 포장재 비용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학성신선마트 입간판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울산광역시, 울산 중구의 로고가 표시돼 있으며 냉장 탑차 그림도 함께 담겼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금융기관, 상인회가 역할을 나눠 전통시장의 온라인 주문과 신선식품 배송 기반을 마련한 사업이다. 시장의 기존 유통망을 활용하고 필요한 차량과 시스템, 운영비용을 지원하는 구조로 추진됐다.

첫 주문부터 오전 7시 배송까지

시범운영을 앞두고 번영로 센트리지 입주민 가운데 150가구가 모니터링단으로 모집됐다. 2026년 8월 12일에는 전용 주문 시스템을 통해 첫 주문을 받았다. 첫날 주문 실적은 41가구, 246개 품목으로 집계됐으며 주문 금액은 약 75만 원이었다.

다음 날인 8월 13일 오전 3시, 시장 배송 작업장에 상인들이 모여 주문 상품 포장을 시작했다. 주문서에 맞춰 오이와 버섯 등 필요한 수량을 확인하고, 시장 안 25개 점포에서 상품을 받아 가구별로 나눠 담았다. 포장에는 친환경 수세미 등의 사은품도 포함됐다.

포장 작업은 오전 5시 30분에 끝났다. 단지별로 구분한 상자를 냉장 탑차에 실어 배송을 시작했다. 배송 과정에서 센트리지 5단지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는 변수도 있었지만, 첫 배송은 오전 6시 58분 무렵 모두 마무리됐다. 오전 7시 이전이라는 목표 시간을 지킨 것이다.

한 달 동안 확인된 이용 실적

배송 대상은 2026년 8월 말부터 센트리지 전체 가구로 확대됐다. 사업 시작 약 한 달 뒤 회원 수는 595명, 누적 주문은 595건, 매출은 약 1천3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재구매율은 52.1%였다. 한 번 주문한 가구 가운데 절반 이상이 다시 서비스를 이용한 셈이다. 주문 수량이 많은 상품은 애호박, 버섯, 양배추, 토마토 순이었다. 매출액을 기준으로 보면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고기의 비중이 컸다.

새벽 배송 상품은 학성새벽시장 로고가 표시된 주황색 보냉 가방에 담긴다. 시장에서 주문별 분류와 포장을 마친 뒤 냉장 탑차로 단지까지 운반하고, 각 가정의 문 앞까지 전달하는 마지막 배송은 시니어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지역 어르신들이 맡는다.

이 방식은 시장 상품의 배송 단가를 낮추는 과정과 지역 노인 일자리 마련을 함께 연결한 구조다. 상품이 산지에서 시장으로 들어온 뒤 다시 소비자 가정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여러 단계의 중간 유통 과정을 줄이는 효과도 사업 구조에 반영됐다.

소포장으로 달라진 시장 장보기

학성신선마트는 학성새벽시장 C-11 점포에 있다. 초록색 간판에는 신선함을 강조하는 문구가 표시돼 있고, 입구 옆에는 산지 직송 상품을 소매 단위로 판매한다는 내용이 안내돼 있다.

운영 방식은 시장 상인들이 취급하는 상품을 한곳에 모아 가정용으로 소포장해 판매하는 형태다. 시장에서는 점포마다 취급 품목이 달라 여러 곳을 돌아야 하지만, 학성신선마트에서는 채소와 과일, 달걀, 가공식품 등을 한 자리에서 살 수 있다.

매장 안 냉장고에는 쪽파와 청경채, 양배추, 고추, 오이, 애호박 등이 한 번 먹기 적당한 양으로 나뉘어 포장돼 있다. 방울토마토는 팩 단위로 진열된다. 벽 선반에는 착즙주스와 참기름, 견과류, 달걀이 놓이고 아래쪽에는 단호박과 양파 등이 배치된다. 라면과 같은 부식류도 일부 판매한다.

시장에 들어온 상품을 그날 바로 나눠 담아 판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형 물류창고를 여러 차례 거치는 방식과 달리 새벽시장에 들어온 물품을 시장 안에서 소포장해 판매와 배송에 활용한다.

학성신선마트는 전통시장 점포이기 때문에 온누리상품권으로 결제할 수 있다. 카드와 울산페이도 사용할 수 있어 방문객이 결제수단을 선택할 수 있다.

품목별 포장 기준 운영

매장 벽에는 농산물과 과일의 포장 기준표가 게시돼 있다. 감자는 1kg, 고구마는 500g, 당근은 500g, 숙주는 500g 단위로 포장한다. 바나나는 10개 안팎의 한 송이를 기준으로 삼는 등 품목별 판매 단위를 구분했다.

기준표 일부에는 운영 과정에서 손으로 내용을 수정한 흔적도 남아 있다. 시범운영 과정에서 실제 주문량과 소비자의 장보기 단위에 맞춰 포장 기준을 계속 조정하고 있는 상황을 보여준다.

새벽 배송 주문 절차

주문 상품은 채소, 과일, 축산, 수산, 가공·기타, 특화, 공동구매 등의 항목으로 구분돼 있다. 현재 배송 대상은 번영로 센트리지 입주민이다. 아파트 동과 호수 인증 절차를 거쳐야 주문할 수 있다.

  1. 학성새벽시장 새벽배송몰에 접속한다.
  2. 회원가입 또는 로그인을 진행한다.
  3. 아파트 동과 호수를 인증한다.
  4. 원하는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아 결제한다.
  5. 오후 11시 주문 마감 뒤 다음 날 오전 7시 전에 문 앞에서 상품을 받는다.

일요일에는 배송하지 않는다. 토요일 밤에 주문한 상품은 월요일 아침에 받을 수 있다. 배송 가능 지역이 아닌 주민도 학성새벽시장과 학성신선마트를 직접 방문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시장 방문 때 살펴볼 점

시장 바깥 도로변에는 농산물 가게와 상회가 길게 늘어서 있다. 아케이드 지붕 아래로 이어지는 통로에는 청과상회와 농산물 점포, 식품점 등이 자리한다. 도매시장 특성상 상품을 상자 단위로 쌓아 판매하는 점포가 많다.

새벽에는 화물차가 계속 드나들고 시장 통로 안으로 차량이 진입하기도 한다. 보행자는 이동 차량과 상품 운반 작업을 살피며 통행할 필요가 있다. 낮에는 영업을 끝낸 점포가 많아 시장의 거래 모습을 보려면 이른 시간에 찾는 편이 낫다.

시장 입구에는 북1문, 북2문, 서3문처럼 위치를 구분하는 번호가 붙어 있다. 차량을 이용할 경우 진입하는 문을 확인해야 한다. 시장 앞 공영주차장에 주차한 뒤 걸어서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

학성신선마트 안에는 시장 전체 점포 현황도가 게시돼 있다. 처음 방문하면 점포 배치와 출입문 위치를 확인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학성신선마트는 북문에서 비교적 가까우며, 북문 진입 후 약 200m 안쪽에 자리한다.

상품이 가장 많이 갖춰지고 선택 폭이 넓은 시간은 오전 6시 이전이다. 점포 앞 매대에서 판매하는 특가 상품은 영업 종료 시각인 오전 10시 전 소진되는 경우가 많다.

학성동 나눔장터 개최

2026년 11월 7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학성새벽시장에서는 2026년 학성동 아나바다 나눔장터가 열린다. 행사는 학성나눔회와 학성동 단체장협의회가 주최한다.

배송망 확대가 다음 과제

학성새벽시장 상인회는 2027년부터 센트리지 이외의 다른 아파트 단지로도 배송망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는 한 단지를 대상으로 시범운영하며 주문과 포장, 운송, 문 앞 배송에 이르는 전 과정을 점검하고 있다.

향후 과제는 지원 사업 종료 이후에도 운영을 지속할 수 있는 자립 구조를 갖추는 것이다. 최소 주문 금액이 없고 배송비를 받지 않는 현재의 조건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사업 운영 결과에 따라 지켜봐야 한다. 사업단 역시 시장이 장기적으로 자체 운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학성새벽시장의 변화는 기존 도매 기능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도매 유통망 위에 소매 판매와 온라인 주문, 냉장 배송, 시니어 일자리를 연결한 사례다. 새벽시장의 운영 시간과 상품 조달 능력은 유지하면서 주민이 소량으로 구매하고 집에서 받아볼 수 있는 새로운 장보기 방식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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