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가 직업이 된 21년

울산 중구 원도심에서 진로·직업 체험교육과 기관 행사를 운영하는 워라밸 컴퍼니 장한진 대표는 평범한 주부로 출발해 교육 창업가로 자리 잡았다. 풍선아트와 페이스페인팅 등 취미로 익힌 기술을 교육과 사업으로 연결했고,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에게 새로운 출발의 가능성을 전하는 ‘주부역전스토리’도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가 강조하는 핵심은 분명하다. 좋아서 시작한 작은 취미도 꾸준히 배우고 현장에서 경험을 쌓으면 하나의 직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울산의 학교와 공공기관, 기업 등에서 교육과 행사를 진행해 온 그는 이제 후배 창업가와 경력 단절 여성의 도전을 돕는 역할까지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주부의 취미에서 시작된 교육 경력
장 대표의 활동은 첫째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한 뒤 본격화됐다. 그는 2005년 풍선아트와 방송통신대학교 울산캠퍼스의 페이스페인팅 자격증을 취득했다. 2006년에는 신정초등학교 방과후 강사로 활동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3년 동안 모두 22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일을 좋아했던 그는 공예와 풍선아트 등을 주변의 부모와 아이들에게 알려줬다. 가르쳐 달라는 요청이 늘어나면서 집에서 홈클래스를 운영하기 시작했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필요한 배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후 돌잔치 전문업체 ‘우리아이첫돌’을 운영했으며, ‘천년향기’를 통해 천연비누 돌 답례품과 천연비누·바스봄 제조 판매 사업을 진행했다. 2012년 울산청년창업센터 3기를 수료한 뒤에는 교육 창업의 길에 본격적으로 들어섰다. 2013년에는 창업 표창을 받았다.
2006년 방과후 강사 활동부터 계산하면 교육 현장 경력은 21년에 이른다. 장 대표는 그동안 유아부터 어르신까지 약 15만 명을 만났고, 약 1천400개 기관과 함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숫자보다 교육 현장에서 참여자들과 눈을 맞추고 관계를 쌓은 시간을 더 소중한 기록으로 꼽았다.
교육과 행사를 잇는 워라밸 컴퍼니
워라밸 컴퍼니는 울산광역시 중구 중앙시장길 8, 2층 229호에 자리하고 있다. 회사는 일과 삶의 건강한 균형을 교육으로 만들어 간다는 방향 아래 개인과 조직을 위한 교육을 기획하고 있다.
주요 사업은 초·중·고등학교 진로직업체험교육, 공공기관과 기업 임직원 연수, 국내외 연수, 공예문화 교육, 자격증 관련 교육 등이다. 교육 대상과 목적에 따라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분야별 전문 강사들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기관 행사도 기획과 제안 단계부터 인력 섭외, 물품과 교구 준비, 현장 운영, 결과 보고까지 맡는다. 장 대표는 기관과 기업이 교육 및 행사의 전 과정을 맡길 수 있는 전문적인 체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워라밸 컴퍼니는 울산광역시와 4개 구청, 울주군, 행정안전부, 울산광역시교육청, 한국산업인력공단을 비롯한 기관 및 기업과 교육을 진행했다. 울산 지역 초·중·고등학교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교육 범위는 장애가 있는 중학생을 위한 도움반 수업부터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인공지능 업무 교육까지 폭넓다. 수강자가 일방적으로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참여하고 체험하면서 변화를 만들어 가도록 교육을 구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함께 움직이는 조직과 운영 체계
장 대표는 워라밸 컴퍼니뿐 아니라 교육공동체플랫폼 사회적협동조합, 국제문화예술코칭협회, 한국진로직업체험센터, 한국공예문화교육센터 등 모두 다섯 기관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러 현장을 함께 운영할 수 있는 배경으로는 협업과 시스템을 들었다. 분야별 전문 강사들이 실장과 팀장, 강사 체계로 참여하고 있어 장 대표는 전체 방향을 설계하고 현장에 적합한 인력을 연결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프로그램과 교안, 행사 진행 절차도 체계화했다. 과거에는 장 대표가 직접 움직이는 시간에 따라 업무가 진행됐다면, 현재는 정리된 절차를 바탕으로 여러 현장을 동시에 운영하는 구조를 갖췄다. 제안서와 교육 자료를 준비할 때는 인공지능 도구도 활용해 업무 시간을 줄이고 있다.
학교 수업과 기관 연수, 행사 제안서 작성이 하루에 이어질 만큼 일정이 촘촘하지만, 그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활동의 동력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강사와 운영 인력이 역할을 나눠 참여자를 안내하고, 준비된 교구와 교육 과정에 따라 수업과 행사를 진행한다.
경력 단절을 넘어선 주부역전스토리
‘주부역전스토리’는 아이를 키우던 평범한 주부가 취미를 배우고 강의를 시작해 창업가로 성장한 장 대표의 경험을 담은 이름이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강연으로 전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비슷한 상황에 놓인 주부들이 전문 강사와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활동을 진행해 왔다.
무료 인턴과정을 통해 주부 강사들이 현장 경험을 쌓도록 지원했으며, 여성새로일하기센터와 가족센터, 일자리센터 등에서 경력 단절과 재취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강연을 들은 참여자가 다시 무언가를 시작해 볼 용기를 얻었다고 전하거나 실제 공방을 열었다는 소식을 전해 온 사례도 있었다.
장 대표는 처음 시작하는 사람의 불안과 망설임을 이해하는 것이 자신의 강점이라고 설명한다. 자신도 처음부터 사업가를 목표로 한 것이 아니라 육아와 집안일을 하며 배운 취미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취미가 직업이 되다’는 이러한 과정 전체를 한 문장으로 정리한 브랜드다. 장 대표가 운영하거나 확장해 온 사업들이 좋아해서 배운 취미에서 시작됐다는 공통점을 담았다. 2022년에는 울산광역시 시민 10인 자서전 ‘지금 여기 나를 담다’에 공저자로 참여해 자신의 경험을 글로 남겼다.
육아와 창업을 병행한 시간
창업 초기에는 아이를 돌보면서 강의와 사업을 함께 이어가야 했다. 낮에는 강의를 하고, 밤에는 아이를 재운 뒤 교구를 만들고 교안을 작성하는 생활이 반복됐다. 새벽까지 준비 작업을 이어가는 날도 적지 않았다.
주부이자 어머니가 방과후 강사로 나서는 일을 바라보는 주변의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장 대표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타인의 시선 때문에 포기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활동을 계속했다. 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는 동안 새로운 길이 만들어졌고, 교육과 행사, 창업 지원과 컨설팅으로 활동 영역도 자연스럽게 확장됐다.
대규모 행사를 앞두고 느끼는 긴장감도 크다고 전했다. 수백 명이 참여하는 행사에서는 날씨와 인력, 물품 가운데 하나만 어긋나도 전체 운영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행사 전날 잠을 설칠 정도로 점검을 거듭하지만, 현장이 무사히 끝난 뒤 기관 관계자에게 잘 마쳤다는 말을 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오래 남은 교육 현장의 인연
장 대표는 약 10년 전 여러 학교에서 만난 학생들과의 수업을 기억에 남는 현장으로 꼽았다. 처음에는 눈을 잘 마주치지 않던 학생이 몇 주 뒤 먼저 다가와 그날 배울 내용을 묻기도 했다. 당시 학생들 가운데 일부와는 성인이 된 뒤에도 연락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주부역전스토리 강연 이후 한 참여자가 10년 만에 자신의 이름으로 무언가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말한 일도 오래 남은 장면으로 소개했다. 이후 그 참여자가 공방을 열었다는 소식을 들으며 자신의 경험이 다른 사람의 새로운 출발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경험은 교육을 단순한 지식 전달에 머물지 않게 하는 기반이 됐다. 장 대표는 힘들었던 시간이 자신을 단단하게 만들었으며, 그 덕분에 처음 출발선에 선 사람의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창업 경험을 지역사회와 나누다
장 대표는 2024년 울산제일일보 필진으로 활동했으며, 2026년 1월부터 울산신문 독자권익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청년창업 지원사업 심사위원, 울산관광지원센터 관광기업 컨설팅, 일자리센터 창업자 컨설팅에도 참여했다.
2012년 울산청년창업센터에서 창업의 첫발을 내디딘 뒤, 현재는 후배 창업가를 심사와 상담을 통해 돕는 위치에 섰다. 자신의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현장에서 마주할 수 있는 고민을 함께 살피고 있다.
KBS와 MBC, UBC울산방송의 TV 및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는 취미가 직업이 된 주부의 경험을 소개했다. 2020년 행정안전부 희망리더 100인에 선정됐고, 2016년 울산 중구 문화예술 표창과 2026년 교육감 표창도 받았다. 장 대표는 이러한 성과를 함께한 강사와 기관, 가족의 도움으로 돌렸다.
2026년 계획과 새로운 도전
워라밸 컴퍼니는 2026년 교육과 행사 전반을 책임지는 전문 파트너로 성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획, 강사 섭외, 현장 운영, 결과 보고까지 이어지는 체계를 강화하고 기업 임직원 워크숍과 금융기관 연수 프로그램도 확대할 방침이다.
주부역전스토리는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취미를 작은 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보완할 계획이다. 주부 강사들이 전문 강사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무료 인턴과정도 추진한다.
‘취미가 직업이 되다’라는 이야기는 인스타그램과 블로그, 유튜브를 통해 계속 전할 예정이다. 일상의 활동과 교육 현장을 꾸준히 기록하면서 새로운 출발을 고민하는 사람들과 경험을 공유한다는 구상이다.
2027년에는 울산대학교 정책대학원 공공정책학과에 진학할 예정이다. 공공기관과 함께하는 현장이 늘면서 정책과 행정을 더 깊이 이해할 필요성을 느낀 데 따른 결정이다. 장 대표는 다시 배우는 사람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10년을 새롭게 설계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와 함께 해외 수출을 사업 영역으로 삼는 ‘워라밸 마켓 앤 무역’도 준비하고 있다. 기존 교육·행사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동시에 새로운 분야를 배우며 단계적으로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울산에서 이어지는 새로운 출발
장 대표는 21년 동안 교육 현장에서 만난 울산을 따뜻함과 열정을 가진 사람들의 도시로 기억했다. 처음 강의 기회를 준 기관 담당자와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 현장을 함께 운영한 강사들, 활동을 지지한 가족이 현재의 워라밸 컴퍼니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의 사례는 경력 단절 이후의 삶이 멈춤으로만 남지 않으며, 배움과 현장 경험을 통해 다시 일의 기회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풍선아트와 공예로 시작한 작은 관심은 방과후 수업과 홈클래스를 거쳐 교육기업과 기관 행사 운영으로 확장됐다.
울산의 학교와 기관 곳곳에서는 진로체험과 직무교육, 공예문화 교육이 이어지고 있다. 참여자들은 강사의 설명을 듣고 직접 체험하며 자신의 적성과 가능성을 살핀다. 현장 운영진은 교육 대상과 목적에 맞춰 교구와 과정을 준비하고, 여러 분야의 전문 강사들이 각자의 경험을 나눈다.
장 대표는 나이와 과거의 경력 때문에 새로운 시작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현재 좋아하는 작은 취미가 언젠가 직업이 되고 다른 사람에게 힘을 주는 자원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시작은 작고 서툴 수 있지만, 한 걸음을 내딛고 경험을 축적하는 과정이 삶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으로도 워라밸 컴퍼니는 울산의 교육 현장과 행사장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일과 삶의 균형을 교육으로 뒷받침하는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취미에서 시작된 장 대표의 21년은 개인의 배움이 일자리와 교육, 지역사회의 성장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