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천을 지키는 395톤

태풍 차바의 상처에서 시작된 안전 대책
2016년 울산을 강타한 태풍 차바는 기록적인 폭우를 동반했다. 울산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고,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 일대도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반천 현대아파트를 비롯한 주변 지역은 당시 침수의 아픔을 고스란히 겪어야 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26년 10월 12일, 반천마을의 재해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배수시설이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이날 울주군 언양읍 반천강변길 54 반천배수장 현장에서는 반천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 배수펌프장 가동식과 반천지구 비상대처계획 실습·훈련이 진행됐다.
현장에는 주민과 관계자들이 참석해 새롭게 마련된 시설의 가동 과정을 지켜봤다. 과거 침수 피해를 경험한 지역에 재해 예방 시설이 들어선 만큼, 행사장에는 안전을 향한 기대와 관심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분당 395톤을 배출하는 반천배수펌프장
가동식은 오후 3시부터 국민의례와 내빈 소개를 시작으로 기념사, 축사, 사업 경과보고 순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반천배수펌프장이 조성되기까지의 과정과 시설의 주요 기능을 공유했다.
배수펌프장은 집중호우로 하천 수위가 높아져 빗물이 자연스럽게 빠져나가기 어려울 때 작동하는 시설이다. 지역에 고인 빗물을 인공적으로 배출해 침수 위험을 낮추는 역할을 맡는다.
반천배수펌프장의 배수 능력은 1분당 약 395톤이다.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고 하천 수위가 빠르게 상승하는 상황에서 빗물 배출을 지원하도록 구축됐다. 시설은 앞으로 약 30년간 활용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주요 내빈들이 가동 버튼을 누르자 대형 화면에는 배수시설이 움직이는 모습이 펼쳐졌다. 참석 주민들은 펌프의 작동 과정을 화면으로 확인했다. 2016년 침수 피해를 겪었던 지역에 새로운 방재시설이 가동되는 순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배수펌프장 외부뿐 아니라 내부 통제실도 시설 운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집중호우와 하천 수위 상승으로 자연 배수가 어려워질 경우, 배수시설의 가동 상태를 확인하고 대응하는 공간이다. 반천배수펌프장은 시설 설치에 그치지 않고 실제 재난 상황에서 지역의 배수 기능을 뒷받침하는 기반으로 마련됐다.
실제 재난 상황을 재현한 대응 훈련
가동식에 이어 반천지구 비상대처계획 실습·훈련이 실시됐다. 새 배수시설의 기능을 확인하는 동시에 주민들이 침수 위험 단계와 대피 행동요령을 익히는 자리였다.
참석 주민들에게는 홍수와 대피 행동요령을 담은 교육 자료가 배포됐다. 자료에는 위험 수위를 확인하는 방법과 침수 위험 단계에 따라 주민들이 취해야 할 행동이 구분돼 제시됐다.
| 단계 | 주요 행동요령 |
|---|---|
| 관심 | 기상정보와 하천 수위를 확인하고 침수 위험에 대비한다. |
| 주의 | 대피 경로를 확인하고 안전한 차량 이동을 미리 준비한다. |
| 경계 | 지하공간 출입을 피하고 대피 안내에 따라 신속하게 이동한다. |
| 심각 | 차량이나 물건보다 사람의 생명을 우선해 즉시 대피한다. |
침수 위험이 커질수록 재산보다 인명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는 원칙이 단계별 행동요령의 핵심으로 제시됐다. 관심 단계에서는 정보를 확인하고, 주의 단계에서는 대피 준비를 구체화해야 한다. 경계 단계부터는 지하공간을 피하면서 안내에 따라 움직이고, 심각 단계에서는 지체하지 말고 즉시 대피해야 한다.
방송부터 주민 이송까지 이어진 훈련
교육에 이어 실제 재난 상황을 가정한 시뮬레이션이 펼쳐졌다. 훈련은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안내방송으로 시작됐다. 이후 차량 이동, 응급환자 이송, 경찰차 이동, 피해 주민 이송까지 침수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과정이 차례로 재현됐다.
현장에서는 단순히 행동요령을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재난 발생 시 안내가 어떻게 전달되고 주민과 차량이 어떤 순서로 움직이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응급환자를 옮기고 피해 주민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는 장면도 포함돼 위급한 순간에 필요한 대응 절차를 보여줬다.
참석자들은 눈앞에서 전개되는 훈련을 통해 재난 상황에서의 움직임을 확인했다. 안내방송과 차량 통제, 응급환자 구조, 주민 대피가 서로 연결돼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훈련 과정에 담겼다.
지하주차장 침수를 막는 차수문
훈련 현장에서는 지하주차장 침수를 막기 위한 차수문 설치 영상도 상영됐다. 지하공간은 침수 위험 단계에서 출입을 피해야 하는 장소로 안내된 만큼, 물의 유입을 차단하는 설비와 신속한 대피가 함께 중요하게 다뤄졌다.
반천 현대아파트 지하주차장 입구에는 실제 차수문이 설치돼 있다. 영상에서 소개된 시설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갖춘 것이다. 배수펌프장이 지역의 빗물을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면, 차수문은 지하주차장으로 물이 들어오는 상황에 대비하는 시설이다.
배수펌프장 가동과 차수문 설치, 주민 행동요령 교육과 실전형 훈련은 모두 침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준비라는 하나의 목표로 연결된다. 시설을 갖추는 것과 주민들이 대응 방법을 익히는 일이 함께 진행됐다는 점이 이번 행사의 주요 내용이다.
시설과 훈련으로 높인 반천의 대응력
2016년 태풍 차바로 피해를 입었던 반천리 일대에는 10년 뒤 분당 약 395톤의 배수 능력을 갖춘 펌프장이 마련됐다. 2026년 10월 12일 열린 가동식은 시설의 작동을 알리는 자리인 동시에 과거의 침수 피해를 바탕으로 지역의 대응 체계를 점검하는 현장이었다.
이어진 비상대처계획 실습·훈련에서는 기상정보와 하천 수위 확인, 대피 경로 점검, 지하공간 출입 제한, 인명 우선 대피 등 주민이 알아야 할 원칙이 단계별로 제시됐다. 안내방송에서 주민 이송까지 이어진 시뮬레이션은 재난 대응이 여러 절차의 유기적인 연결로 이뤄진다는 점을 보여줬다.
재난 자체를 완전히 막기 어렵더라도 철저한 준비와 신속한 대응은 피해를 줄이는 바탕이 된다. 반천배수펌프장은 주민의 일상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지역 안전시설로서 집중호우와 침수 위험에 대응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