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전수조사 바로 처분될까

농지 전수조사는 법 위반 농지를 찾아 모두 처분하려는 조사가 아니다. 전국 농지의 소유와 이용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농지 관리와 관련 제도를 현실에 맞게 개선하기 위한 조사다.
직접 농사를 짓지 못하면 곧바로 농지를 팔아야 하는지, 농지 가격의 25%에 해당하는 이행강제금을 즉시 내야 하는지를 두고 우려가 나오지만 정부가 안내한 후속조치의 방향은 이와 다르다. 고의적인 농지 투기와 중대한 불법 전용에는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되, 일반적이거나 경미한 위반에는 정상화할 수 있는 기간과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직접 경작하지 않아도 처분 대상은 아니다
농지를 직접 경작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농지가 처분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농지법은 질병과 고령, 상속, 이농처럼 직접 농사짓기 어려운 여러 사정을 임대차 사유로 인정하고 있다. 자연재해나 질병, 영농 준비 등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면 휴경도 가능하다.
| 구분 | 안내된 주요 사유 |
|---|---|
| 임대차 | 질병 등 부득이한 사유로 직접 농사짓기 어려운 경우 |
| 임대차 | 60세 이상 농업인이 5년 이상 직접 경작한 경우 |
| 임대차 | 상속농지 또는 이농농지인 경우 |
| 임대차 | 3년 이상 소유한 농지를 농지은행에 맡겨 임대하는 경우 |
| 휴경 | 자연재해와 질병, 취학, 영농 준비, 병역의무 이행이 필요한 경우 |
| 휴경 | 부상과 시설 수용, 국외여행, 임신과 출산, 연작피해 예방 등이 필요한 경우 |
따라서 현재 농사를 짓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처분 여부를 단정할 수 없다. 해당 농지의 취득 경위와 이용 상태, 임대차 사유, 휴경 사유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이행강제금은 즉시 부과되지 않는다
농지 가격의 25%에 해당하는 이행강제금이 조사 직후 바로 부과되는 구조도 아니다. 먼저 농지법 위반 사항을 확인하고, 이후 정해진 절차와 기간을 거치게 된다.
| 단계 | 내용 |
|---|---|
| 농지법 위반 확인 | 농지의 소유와 이용 과정에서 위반 사항이 있는지 확인한다. |
| 처분의무 | 1년 동안 스스로 농지를 처분할 수 있는 기간을 부여한다. |
| 처분명령 | 처분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6개월 이내에 처분하도록 명령한다. |
| 미이행 시 이행강제금 | 처분명령까지 이행하지 않았을 때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 매수청구를 한 경우에는 부과하지 않는다. |
이행강제금은 2026년에 새로 도입된 제도가 아니다. 관련 규정은 1996년부터 시행됐으며, 부과율은 2021년 20%에서 25%로 높아졌다.
농지은행 매입 기반도 확대한다
정부는 농지 처분과 고령농의 안정적인 은퇴를 지원하기 위해 농지은행의 매입 기반을 확대한다. 2027년 농지은행 매입 예산은 2026년보다 25% 늘어난다.
| 구분 | 2026년 | 2027년 |
|---|---|---|
| 매입 예산 | 1조 8,077억 원 | 2조 2,617억 원 |
| 매입 면적 | 5,230헥타르 | 6,800헥타르 |
최근에는 처분명령을 받은 농지를 예산 범위 안에서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농지법을 개정했다고 정부는 안내하고 있다. 다만 기능이나 권리 행사에 제한이 있는 농지는 의무 매입 대상에서 제외된다.
상속농지와 고령농의 선택지
상속받은 농지를 직접 경작하지 않고 임대하고 있다면 농지대장에 임대차 정보를 등재하거나 농지은행에 위탁하는 방법을 이용할 수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절차를 거치면 문제가 없다고 안내하고 있다.
고령으로 직접 농사짓기 어려운 농업인은 농지은행 위탁 임대와 공공매입을 활용할 수 있다. 은퇴직불과 농지연금도 선택지로 제시됐다. 이는 고령농이 농지를 안정적으로 현금화하고 영농에서 물러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이다.
휴경 중이거나 농사짓기 어려운 농지가 시장에서 팔리지 않는 경우를 위한 보완책도 추진된다. 정부는 특별조치법을 마련해 소유자가 희망하면 농지은행에 관리를 맡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불법 전용 시설은 요건에 따라 정상화 추진
농업용 창고와 같은 시설물을 설치하면서 농지전용 절차를 밟지 못한 사례에 대해서도 특별조치법 제정이 추진된다.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사후에 농지전용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러한 정상화 방안이 모든 위반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투기 목적의 행위나 중대한 불법 전용은 농지법의 원칙에 따라 조치한다. 경미한 위반에는 충분한 안내와 정비 기회를 제공하면서도 중대한 위반에는 엄정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조사 결과는 농지 제도 개선에 활용
농지 전수조사를 통해 확보한 정보는 임대차와 휴경 제도를 실제 농촌 여건에 맞게 손보는 데 활용된다. 임대차와 휴경을 허용하는 사유를 확대하고, 임차농의 권리를 더욱 두텁게 보호하며, 불법 전용 시설을 합리적으로 정상화하는 방향이 제시됐다.
전국 농지의 현황은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이를 토대로 식량 안보에 필요한 적정 농지를 확보하고 보전하며, 지역마다 다른 농지 여건에 맞춘 관리 정책을 추진한다.
청년농 공급과 농업 생산성 강화
농업의 안정적인 세대 전환도 전수조사의 주요 활용 방향이다. 고령농에게는 안정적으로 은퇴할 수 있도록 농지 현금화를 지원하고, 공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농지는 청년농과 전업농에게 공급한다.
청년농에게는 영농 진입 기회를 넓히고, 전업농에게는 경영 규모를 확대할 기반을 제공한다. 여러 곳에 흩어진 농지를 모아 규모화하고 공동 영농을 활성화함으로써 농업 생산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저활용 농지의 새로운 활용
맹지와 저활용 농지에는 새로운 쓰임을 찾는다. 태양광을 비롯한 대체 소득원을 발굴하고 농촌의 소득과 활동 공간을 확충해 사람이 돌아오는 농촌을 조성한다는 방향이다.
정부가 밝힌 농지 전수조사의 목적은 농지 투기를 근절하고 농업인이 안심하고 농사짓도록 하는 데 있다. 억울한 농업인이 생기지 않도록 계도와 안내를 중심으로 농지를 정비하면서, 정확한 정보에 기초한 농지 관리 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결국 이번 조사는 비경작 농지를 일괄 처분하거나 조사 직후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절차가 아니다. 합법적인 임대와 휴경 사유를 확인하고, 경미한 위반은 정상화할 기회를 제공하며, 농지 정보를 바탕으로 미래의 농업 기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