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신정시장 50년 전통의 숨결

울산 신정시장, 반세기 역사의 중심
울산의 중심부에 위치한 신정시장은 1970년대 초반 자연스럽게 형성된 재래시장입니다. 울산시청이 신정동으로 이전하면서 2층 상가건물이 신축된 것을 계기로 주변에 상점들이 하나둘씩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울산이 시로 승격된 1962년 6월 1일 이후, 1970년 신정동 신청사로 이전한 것이 신정시장 형성의 배경이 되었습니다.
신정시장은 계획된 시장이 아닌,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물건이 모이고 다시 그곳에 사람이 모이며 자연스럽게 확장된 시장입니다.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교통이 편리하고 접근성이 뛰어나 하루 이용자가 1만 명을 넘는 대형 재래시장으로 성장했습니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시장 풍경
시장 입구에는 오래된 은행나무 한 그루가 방문객을 맞이하며, 파란 바탕의 시장 간판과 함께 '손맛 품은 길'이라는 문구가 적힌 아케이드 입구가 눈에 띕니다. 칼국수, 돼지국밥, 보리밥 등 50년 넘게 이어져 온 먹거리 골목이 시장의 대표 명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신정시장은 골목형과 건축물형 시장의 특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습니다. 반듯한 상가 건물과 좁은 골목이 번갈아 나타나며, 현대식 편의점과 전통 노점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2000년대 대형 할인점의 등장으로 재래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울산시는 2000년대 중반부터 전통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기반 시설을 개선하는 활성화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2010년 완공된 보수 공사에는 LED 디스플레이 설치, 화장실 정비, 소방 시설과 CCTV 설치, 그리고 170미터 길이의 아케이드 설치가 포함되어 방문객 편의를 크게 높였습니다. 아케이드 아래를 걷다 보면 부드러운 빛이 쏟아지는 반투명 지붕과 함께 '상생 장터길', '옛정 그대로' 등 다양한 구역명이 걸려 있어 시장의 정취를 더합니다.
다채로운 먹거리와 풍성한 볼거리
신정시장의 매력은 각 골목마다 다른 풍경과 먹거리에 있습니다. 30년 이상 이어진 칼국수 거리와 국밥 골목은 손수 반죽한 칼국수와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간 돼지국밥으로 유명합니다. 보리밥, 떡볶이, 순대, 튀김 등 다양한 전통 음식도 즐길 수 있어 점심 시간에는 특히 많은 방문객으로 붐빕니다.
먹거리뿐 아니라 수산 골목의 싱싱한 갈치와 전복, 참기름 냄새가 배인 방앗간 거리, 다양한 밑반찬이 진열된 반찬 가게, 갓 튀긴 통닭과 닭날개가 가득한 튀김집, 정육점과 과일, 채소, 한복, 의류, 화장품, 금은방 등 다양한 상점들이 시장 곳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현대화와 전통의 조화, 그리고 지역 문화와의 연계
시장 한복판에는 협동조합 매장인 '해들상회'가 있어 국산 재료로 만든 김치를 판매하며, 대형 스크린에는 시장 상인들의 모습과 김장 담그는 장면이 상영됩니다. 신정시장은 2026년 중소벤처기업부의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사업'에 선정되어 회초장골목과 국밥골목 일원에서 토요마켓과 야시장이 개최되고 있습니다.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20개 팀 규모의 플리마켓과 문화체험, 어린이 장보기 체험, 할인 행사, 영수증 이벤트가 진행되며, 저녁 6시부터 9시까지는 야시장이 이어집니다. 시장 곳곳에는 지역 역사와 문화, 관광 자원과 연계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 먹거리가 특화되어 방문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또한 온누리상품권 10% 할인 및 환급 행사 참여 점포 안내와 범죄 예방 특화시장 사업인 '함께 ON 신정시장 안심 프로젝트' 현수막도 걸려 있어 안전하고 쾌적한 시장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습니다.
울산의 중심에서 이어지는 삶의 터전
신정시장은 울산공업축제 퍼레이드 코스에 포함되어 도시의 중요한 동선 한가운데 위치함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줍니다. 아케이드 아래를 천천히 걷는 노인의 모습과 갈치를 다듬는 손, 반찬을 담는 손, 고기를 써는 손들이 어우러져 이 시장이 단순한 상업 공간을 넘어 지역 주민들의 삶과 역사를 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50년이라는 시간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이곳을 지키고 가꿔온 수많은 손길과 정성의 결과입니다.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이 보편화된 시대에도 신정시장이 여전히 활기를 띠는 이유는 값싼 가격, 따뜻한 정, 그리고 오랜 전통이 어우러진 독특한 매력 덕분일 것입니다.
시장 입구의 오래된 은행나무처럼 신정시장이 앞으로도 울산 시민들의 삶과 문화가 의미 있게 이어지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