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가을, 책과 자연이 만난 소풍
울산 가을, 책과 자연이 만난 소풍
가을은 독서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입니다. 선선한 바람과 부드러운 햇살, 그리고 자연 속에서 보내는 여유로운 시간은 일상에 소중한 쉼표를 선사합니다.
지난 10월 초, 울산 중구 태화동에 위치한 태화강 국가정원 소풍마당에서는 ‘울산야외도서관 소풍’ 행사가 열렸습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행사장에는 책을 읽는 시민들로 가득했습니다. 잔잔한 음악과 책장 넘기는 소리가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풍경화 속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가 연출되었습니다.
울산도서관은 9월 13일부터 10월 12일까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마다 태화강 국가정원 소풍마당에서 야외도서관 ‘소풍’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이 행사는 단순한 독서 시간을 넘어 자연과 문화, 그리고 사람을 잇는 독서 축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책을 읽는 공간은 실내 서점이나 도서관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번 행사는 탁 트인 공원에서 책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했습니다. 자연의 소리와 바람의 향기, 그리고 태화강의 흐름까지 더해져 책과 함께 감각을 열어주는 새로운 독서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소풍’ 행사는 태화강 국가정원의 생태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자연 친화적 독서문화 축제로 꾸며졌으며, 시민과 관광객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발길을 이끌었습니다.
행사장 입구에는 아이들과 어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활쏘기 체험, 블록 쌓기 놀이 등 다양한 체험 부스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활을 겨누며 즐거워했고, 부모들은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 책을 읽기 전 몸과 마음을 가볍게 풀기에 최적의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그림책 읽기, 북 큐레이션, 작가 초청 강연, 버스킹 공연 등 책을 매개로 한 다채로운 체험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약 3,400㎡ 규모의 넓고 여유로운 야외 독서 공간에는 그늘막, 빈백, 캠핑 의자, 테이블, 파라솔 등이 배치되어 누구나 편안하게 책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는 시민들, 잔디밭 위에서 아이와 함께 책을 보는 가족들의 모습은 따뜻한 풍경을 자아냈습니다. 행사에 참여한 한 시민은 빈백에 앉아 영화 심리 에세이 ‘당신의 마음에 영화를 처방해 드립니다’를 읽으며 익숙한 영화 장면들이 새로운 해석으로 다가오는 감동을 경험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멀리서 들려오는 버스킹 공연의 기타 선율과 노랫소리가 잔잔하게 퍼져 나갔고, 책장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이 기분 좋은 독서 환경을 완성했습니다. ‘소풍’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완벽한 가을의 하루였습니다.
행사장에는 신간과 베스트셀러 등 3,000여 권의 도서가 문학, 인문, 여행, 어린이책 등 다양한 주제로 테마별 서가에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정원, 암각화, 인공지능, 올해의 책 등 특색 있는 주제의 북 코너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비가 내릴 때는 스태프들이 신속하게 비닐 커버를 설치해 책과 공간을 보호했고, 필요한 물품을 제공하는 등 세심한 운영으로 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도왔습니다. 비가 그친 후 시민들은 다시 자리를 찾아 책을 펼쳤으며, 비와 흙 냄새가 어우러진 공기 속에서의 독서는 또 다른 감성을 선사했습니다.
이번 ‘울산야외도서관 소풍’은 단순한 독서 행사를 넘어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책과 자연이 주는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아쉽게도 이번 행사는 10월 12일을 끝으로 마무리되었지만, 내년 가을에도 다시 열려 더 많은 시민들이 태화강의 바람과 함께 책을 나누는 자리가 되길 기대합니다.
책과 자연이 어우러진 따뜻한 공간에서 마음의 휴식을 찾는 그날을 기다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