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은현리 적석총, 삼국시대 돌무덤의 신비
울산 은현리 적석총, 삼국시대 돌무덤의 신비
울산광역시 울주군 웅촌면 은현리 마을에는 삼국시대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신비로운 돌무덤, 적석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돌무덤은 돌을 쌓아 만든 무덤으로,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 고구려와 백제 초기까지 이어진 무덤 형태를 보여줍니다.
은현리 적석총은 울주군 웅촌면 은현리 산 207-5번지에 위치해 있으며, 마을의 한적한 전원 풍경 속 논과 산 사이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방문객들은 산길을 따라 소나무 숲 사이로 돌무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무덤은 1997년 10월 9일 울산시 기념물 제8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습니다.
적석총은 자연석을 쌓아 올린 피라미드형 기단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경사가 10도 이내로 완만한 모습입니다. 오랜 세월의 흐름으로 일부가 무너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와 유사한 무덤으로는 중국 집안시의 태왕릉, 지린성 지안시의 장군총, 서울 강동구의 백제 초기 석촌동 돌무지무덤, 그리고 경남 산청의 전구형왕릉 등이 있습니다.
무덤 주변은 잘 조성된 소나무 숲이 둘러싸고 있어 마치 무덤을 보호하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또한 주변에는 큰 바위들이 산재해 있어 적석총의 일부일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다만, 삼국시대 무덤 대부분은 묘비명이나 묘지석이 없어 주인의 신원을 알 수 없는 점이 아쉽습니다. 백제 무령왕릉이 유일하게 주인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입니다.
은현리 일대는 고구려 광개토대왕이 신라를 지원하기 위해 파견한 고구려군이 울산을 거쳐 부산 김해로 향하는 길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적석총의 하단이 사각형 형태를 띠고 있어 고구려 초기 무기단식 돌무지무덤과 닮았으며, 이 지역 지배층이 고구려인일 가능성이 높아 무덤 주인 역시 고구려인으로 추정됩니다.
삼국시대 고구려 출신으로 왜구와 싸웠던 유명 장수의 무덤일지도 모른다는 궁금증을 자아내는 은현리 적석총은, 바로 옆에 모내기 준비가 한창인 전원 풍경과 농업용수로 사용되는 중보못이 자리해 있어 고요한 역사 현장의 분위기를 더합니다.
울산시 울주군 웅촌면 은현리에서 만나는 이 적석총은 삼국시대 숨겨진 역사의 흔적을 생생하게 전해주며, 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