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숲에 예술이 피었다

울산숲이 전시와 체험, 놀이와 공연이 어우러진 생활문화예술 공간으로 변신했다. 2026 울산 북구 생활문화예술제 ‘ART IN 숲’이 2026년 10월 17일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울산숲 호계역 구간에서 열렸다.
‘숲처럼 머물고, 예술처럼 연결되다’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행사는 시민의 일상과 생활문화, 예술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참여형 문화예술축제로 꾸려졌다. 관람객은 전시를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놀이와 체험, 나눔장터, 피크닉과 공연에 직접 참여하며 울산숲에서 하루 동안 다양한 문화예술을 경험했다.
네 가지 주제로 펼쳐진 울산숲
행사장은 감각의 숲, 삶의 숲, 울림의 숲, 별빛의 숲으로 나뉘었다. 공간마다 전시와 체험, 공연을 다르게 배치해 관람객이 숲길을 따라 이동하며 프로그램을 차례로 만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축제 입구 역할을 한 곳은 옛 정취가 남아 있는 호계역이었다. 호계역을 지나 울산숲으로 들어서자 주말을 맞아 어린이와 함께 현장을 찾은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이어졌다. 초록빛 숲과 체험 공간, 작품 전시가 한데 어우러지면서 일상적인 산책로는 시민이 함께 만들고 즐기는 예술 현장으로 바뀌었다.
직접 만들며 만나는 삶의 숲
관람객이 가장 먼저 만난 삶의 숲에서는 16개 생활문화동아리와 함께하는 예술 체험이 진행됐다. 목공과 드로잉을 비롯한 여러 프로그램이 마련돼 시민이 자신의 손으로 결과물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생활문화와 예술을 가까이 접할 수 있었다.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 중심의 행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시민이 창작 과정의 주체가 됐다는 점이 이번 예술제의 특징이었다. 어린이와 어른이 같은 공간에 머물며 재료를 고르고 작품을 완성하는 모습이 이어졌고, 생활 속 작은 활동도 예술적 경험이 될 수 있다는 행사 취지가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알루미늄 캔이 작품으로
철철철 공작소는 버려지는 알루미늄 캔을 활용한 쇳물 키링 만들기를 선보였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한 뒤 버리는 캔이 제작과 꾸미기 과정을 거쳐 새로운 물건으로 바뀌는 체험이었다.
참여자들은 익숙한 재료가 창작의 소재로 변하는 과정을 직접 확인했다. 버려지는 자원에 새로운 쓰임과 가치를 더한다는 점에서 예술 체험과 자원순환의 의미가 함께 담겼다. 완성품만 받아보는 방식이 아니라 제작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재료의 변화와 창작의 즐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나무로 뛰놀고 자동차도 만들고
나무놀이터에는 나무를 활용한 놀이기구가 설치됐다. 어린이들은 자연에서 만날 수 있는 친근한 소재인 나무를 이용해 뛰놀며 숲의 감각을 경험했다. 목재 놀이기구는 울산숲의 푸른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졌고, 가족들은 어린이들이 놀이에 참여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봤다.
목공놀이터에서는 가족들이 나란히 앉아 나무 자동차를 만들었다. 나무 조각을 자동차로 완성하는 체험에 이어 직접 만든 자동차를 굴려 이동 거리를 겨루는 놀이도 진행됐다. 자동차가 정해진 노란선을 넘으면 선물을 받을 수 있어 참여자들의 집중과 응원이 이어졌다.
만들기와 놀이를 하나의 과정으로 연결한 프로그램은 완성의 성취감과 현장 참여의 재미를 함께 전했다. 가족이 한자리에서 제작 과정을 공유하고 완성한 자동차로 놀이까지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상상력이 채운 예술놀이터
예술놀이터에서는 보다 자유로운 방식의 창작 체험이 펼쳐졌다. 참여자들은 꽃이 핀 나무 화단을 각자의 생각과 개성에 따라 꾸몄다. 정해진 하나의 모습으로 완성하는 대신 서로 다른 상상력을 보태는 방식이었다.
한 사람의 손길이 더해질 때마다 화단의 모습도 달라졌다. 다양한 표현이 한 공간에 쌓이면서 시민이 함께 완성하는 공동의 예술 공간이 만들어졌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참여해 다채로운 결과를 남겼다.
사진으로 돌아본 북구의 시간
감각의 숲에서는 생활문화동아리 작품 전시와 함께 ‘당신의 기억속 북구를 찾습니다’ 전시가 열렸다. 이곳에는 1970년대 달천광업소, 1930년대 관문성, 1970년대 농소초등학교 수업 모습 등 북구의 과거를 담은 자료가 소개됐다.
흑백 사진 속 거리와 건물, 사람들의 모습은 현재와 다른 북구의 풍경을 보여줬다. 관람객들은 사진을 가까이 들여다보며 당시 주민들의 생활과 지역의 모습을 살폈다. 여러 시대의 기록을 한 공간에서 마주할 수 있어 북구가 지나온 시간을 차분히 돌아보는 전시가 됐다.
오래된 사진은 단순한 과거의 장면을 넘어 지역의 기억을 시민과 다시 연결하는 매개가 됐다. 숲길에 놓인 기록들은 현재의 울산 북구와 과거의 북구를 자연스럽게 이어줬다.
숲이 건넨 위로의 편지
숲길에는 ‘숲속이 건네는 위로의 편지 시민 만장 전’도 마련됐다. 칸마다 놓인 편지 가운데 마음에 드는 한 장을 골라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한 전시였다. 편지에는 일상에 온기를 더하는 다정한 메시지가 담겼다.
관람객은 편지를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위로의 말을 종이에 직접 적어 남길 수 있었다. 누군가가 건넨 문장을 읽고 다시 자신의 문장을 보태는 방식으로 시민들의 마음이 이어졌다. 숲속의 조용한 전시 공간에서는 편지를 천천히 읽거나 짧은 문장을 적는 사람들의 모습이 이어졌다.
나눔과 자원순환의 당근역
시민 장터 ‘당근역’에는 장난감과 의류를 비롯한 여러 물품이 진열됐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필요한 사람과 나누고 판매하는 자리로, 물건을 살펴보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아이와 함께 장터를 운영하는 가족들도 눈에 띄었다. 어린이들은 자신이 사용하던 물건을 직접 소개하고 판매하는 과정에 참여했다. 물건을 다시 사용하는 경험을 통해 나눔의 즐거움과 물건의 소중함, 자원순환의 의미를 함께 접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
알루미늄 캔을 새로운 작품으로 바꾸는 체험과 시민 장터는 서로 다른 형식이었지만, 이미 사용한 자원에 다시 가치를 부여한다는 공통된 의미를 보여줬다. 예술과 놀이, 장터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자원순환을 생활 속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별빛 아래 이어진 야간 공연
오후 6시부터 별빛의 숲에서는 야간 공연이 펼쳐졌다. 현장에서는 돗자리를 무료로 빌려줘 관람객들이 편안하게 자리를 잡고 공연을 감상할 수 있었다. 낮 동안 전시와 체험을 즐긴 시민들은 저녁이 되자 숲에 머물며 무대에 집중했다.
공연은 클래식 앙상블과 핸드팬, 무용, 낭독, 성악, 아카펠라 등 여러 장르로 구성됐다. 악기의 울림과 목소리, 몸짓이 차례로 이어지면서 가을밤의 분위기를 채웠다. 한 가지 장르에 머물지 않은 구성 덕분에 시민들은 울산숲 안에서 다양한 형태의 공연예술을 만날 수 있었다.
낮에는 시민이 직접 만들고 체험했으며, 밤에는 별빛 아래 머물며 공연을 감상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이어진 프로그램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울산숲의 서로 다른 분위기를 보여줬다.
일상과 예술을 연결한 하루
2026 울산 북구 생활문화예술제 ‘ART IN 숲’은 전시, 놀이, 체험, 나눔장터, 피크닉, 콘서트를 울산숲 호계역 구간에 모은 행사였다. 생활문화동아리와 시민이 함께 참여하고, 어린이와 가족이 자연 속에서 창작과 놀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감각의 숲에서는 북구의 과거와 시민의 작품을 살펴볼 수 있었고, 삶의 숲에서는 손으로 직접 만드는 예술 체험이 이어졌다. 숲길의 편지 전시는 시민 사이에 위로의 문장을 연결했으며, 시민 장터는 나눔과 자원순환의 가치를 보여줬다. 저녁의 별빛의 숲에서는 음악과 무용, 낭독이 어우러진 공연이 하루의 마지막을 채웠다.
행사가 열린 호계역 폐역은 울산광역시 북구 호계6길 30에 있으며, 울산숲은 울산광역시 북구에 자리한다. 옛 호계역의 정취와 울산숲의 자연환경은 생활문화예술제의 전시와 체험, 공연을 잇는 배경이 됐다.
울산숲에서 펼쳐진 이날의 예술제는 시민의 평범한 일상과 지역의 문화예술이 가까운 거리에서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 자리였다.
